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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하루│

수능만점자의 수능 후기 담아왔습니다!!

by saidacola 2019.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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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벌써 수능철인걸 알고 오랜만에(한 2년 됐나?) orbi 접속해보니 많이 변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이 더 맘에 듭니다만 제가 구시대 인간이라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요즘 orbi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기도 해서 판단하기 힘드네요.


뭔가 후배들에게 비법을 전수해야지! 하고 의욕에 불타서(절대 과제가 하기 싫어서 그런건 아니고) 적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2년 쯤 지나고 수험판 떠나서 잘 놀고 잘 먹다 보니 다 까먹어서 어땠는지 기억이 희미합니다. 다른 분들이 수능 전날 조언은 충분히 해주셨을 것이라 믿고 따라하면 돼요. 저는 수능날 마음가짐에 대해 말하고 싶은데 강철 멘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6 수능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15 수능은 역대급 물수능이었습니다. 수험장에서 국어는 대충 평범하게 풀었는데 수학이 미친듯이 쉽더라고요. 다 풀고 60~70분 정도 남았던거 같습니다. 원래 수학/과학이 비장의 무기였던 제게 큰 악재였죠. 이건 뭐 수능이 아니라 고2 사설 모의고사 뺨을 두 세번 후려갈기는 난이도(15수능 수학 1컷: 100)라서 멘탈 놓고 계속 검토했었네요. 그 다음 점심 시간이엇는데 원래 4등급 맞는 친구도 만점 받았다는 소리 듣고 실수했던거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그래도 중간에 수험장에서 중학교 절친을 만나서 헛소리 좀 하니까 긴장이 풀렸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영어를 봤는데 제가 원래 영어를 못해서 한 두개 헷갈렸는데 과감히 맞을거 같은거 체킹하고 나머지 확인했습니다. 다행이 맞더라고요. 과탐은 평범하게 봤던거 같네요. 화2는 검토 시간이 좀 부족해서 당황했었는데 중요 문제만 빠르게 짚고 넘어갔습니다. 어쨌든 수능 날에는 멘탈만 잘 잡고 견디면 이익을 보면 봤지 손해는 안 봅니다.


몇몇 수험생 분들은 수능 만점 맞으면 어때요?라고 하는데 좋아요. 점수 나오면 축하 전화도 오고 신문에도 나와요. 라디오 초청도 가끔 오는데 돈은 별로 안 주더라고요. 장점은 과외 하면 돈 많이 받아요. 솔직히 친구들은 니 과외를 xx만원이나 주고 듣는다고? 이거 완전 시간 낭비 아님?이라는 반응인데 저 같아도 제 강의 저 돈 주고 안 들을꺼에요. 나중에 학부모 되면 대학생 과외는 절대 안할껍니다. 더 주고 학원 강사 붙여놓는게 나아요. 이름 파는 것도 쏠쏠한데 다녔던 학원 홍보 좀 하고, 아는 중고등학생 부모님들과 면담 하면 비싼 밥 얻어먹어서 좋습니다. 14년 겨울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스테이크 썰던 해인거 같습니다. 사실 수능 만점자가 초능력자도 아니고 저보다 훨신 잘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추켜 세우는거 보면 세상이 1등만 기억한다는 말이 맞는거 같아요. 단점은 나중에 친구들이 뻘소리로 놀려대는거 외에는 별로 없어요. 혹시 뒷감당이 무서워서 수능 만점 포기하는 학생이 있다면 걱정 하지 말고 만점 맞으세요.


아 그리고 오랜만에 수험생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보니 날선 댓글/게시글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학벌 만능 주의/정시 만능 주의/의대 만능주의 등. 물론 수험생+대학뽕 맞은 새내기+전문 어그로꾼+장사치+알바인 수험생 커뮤니티의 특수성과 제 고등학교 시절의 마인드를 떠올리면 이해가 갑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쉽게 사회를 재단할 수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설대에도 한심한 인간들 많고 지방대라고 무능한 사람이 있는게 아니에요. 특히 공부 잘한다고 만능 인간인 것도 아니고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죠. 학벌과 구성원 능력치의 평균치는 양의 상관관계를 갖지만 단지 그 뿐입니다.

 정시 만능 주의도 참 이상한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 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애초에 수시로 대학가는 사람과 정시로 가는 사람은 방법이 달라서 공부하는 것이 틀린데 어떻게 비교해요. 그리고 수능 만점자 중에서도 수시로 설의 가는 사람도 꽤 돼요. 정시는 보통 학과랑 안맞아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은데 수시는 그런 부작용도 적고, 금수저 전형이니 뭐니 해도 정ㅇㄹ 씨도 이대 정도만 보면(이대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상위 대학도 많은데 이대 갔다는 것) 그리 공정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정시도 돈 쳐바르면 어느정돈 좋아져요. orbi는 종합대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KAIST, POSTECH, 과기원에서 대다수를 수시로 뽑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의대 만능 주의도 orbi의 전통(?)인데 의치대의 전문성, 장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단점과 공대의 장점들은 무시되는 경향이 많아요. 의대는 수련 기간이 길고 고됩니다. 공대도 힘들다하는데 의대가 훨 빡셉니다. 연봉은 높고 직업 수명도 길지만 서카포 같은 명문 공대들 학부 출신이 보통 20 중후반부터 고연봉을 받고 충분한 경력 이후엔 1억 넘는 경우도 많다는걸 고려하면 개인적으로 메리트는 별로라고 봅니다. 아버지뻘 분들 말을 들어보면 8000 넘어가면 어차피 쓸 일도 없다고... 가끔 의대>공대 근거로 공대에서 의대로는 가도 의대에서 공대로는 안간다는 글을 봤었는데 가는 사람 있습니다. 본과 초반 때 자퇴하고 다른 길 가는 사람 있고 상당수는 최상위 공대로 넘아갑니다. 이 외에도 시간적 리스크, 라이센스의 단점, 자대/공대의 메리트 등등 쓸 말이 많지만 이미 사족이 길어져서 패스합니다. 나중에 수능 이후에 기회가 되면 공대 친구들과 얘기한 다음에 올릴께요. 뻘글에 가까운 이 글보다는 아마 유익하지 않을까 싶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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